한국 부동산 순환 사이클 · 시도·생활권 분석

집값은 돌고 돈다
전세가 끌고 공급이 누른다

공급이 부족하면 전세가 오르고, 전세가 매매를 밀어올린다. 오른 매매가 새 공급을 부르고, 그 공급이 다시 전세를 눌러 사이클을 돌린다. 그리고 금리가 이 순환 전체를 흔든다. 15개 시도 데이터로 한 고리씩 추적했다.

2006–2026 분기·연 15개 시도 · 4개 생활권KOSIS·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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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포트를 읽는 법. 어려운 통계 용어는 쓰지 않았습니다. 대신 두 가지만 알아두면 충분합니다.
상관(r) — 두 값이 함께 움직이는 정도. 1에 가까울수록 강하게 같이 움직이고, 0이면 무관, 음수(−)면 반대로 움직입니다. 0.7 이상이면 매우 강한 편.
유의성(신뢰도) — 그 관계가 우연이 아닐 가능성. 이 리포트에선 초록=신뢰 높음, 노랑=보통, 빨강=약함으로 표시했습니다.
※ 상관은 '함께 움직인다'는 뜻이지 '반드시 원인'이라는 증명은 아닙니다. 다만 이 분석은 시간 순서(먼저 움직인 쪽 → 나중 움직인 쪽)를 따져, 인과의 방향을 최대한 가렸습니다.
각 고리마다 신뢰 게이지(●●●●●)를 달았습니다. 채워진 점이 많을수록 — 상관이 강하고, 우연일 확률이 낮고, 여러 지역에서 똑같이 재현될수록 — 믿을 만한 연결입니다.

한눈에 보는 순환 고리

화살표를 따라 한 바퀴. 각 고리 옆 숫자는 다음 단계까지 걸리는 시간과 연결 강도(r)입니다.

강한·신뢰 높은 고리 지역 따라 갈리는 고리

한 바퀴 도는 데 대략 5~6년. 단, 이 사이클은 지역마다 강도와 속도가 다릅니다.

본문 · 검증된 순환 사슬

국가기관 통계로 직접 검증한 6개의 고리입니다. 공급 부족에서 시작해 전세·매매·공급을 돌아 다시 제자리로 — 각 고리가 데이터로 얼마나 단단한지 신뢰 게이지로 표시했습니다.

고리 ①공급 부족 → 전세가 상승

집이 모자란 곳에서, 전세가 먼저 오른다

신뢰 높음 · 생활권 단위 · 시차 1분기
신뢰 높음 공급과 전세가는 반대로 움직입니다. 추세를 걷어내고 보면, 공급(입주)이 늘어난 분기엔 전세 상승이 눌리고 공급이 마르면 전세가 오릅니다. 생활권 단위에서 뚜렷합니다. 근거: 수도권 분기 · r −0.29 · 약 1분기 시차

사이클의 출발점은 공급 부족이다. 그리고 그 부족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은 매매가 아니라 전세다.

공급이 부족하면 실수요가 전세로 몰려 전세가가 오른다. 반대로 입주가 쏟아지면 전세가 눌린다. 수도권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어 보면 이 관계가 또렷하다 — 공급이 많았던 분기의 전세 상승률은 공급이 적었던 분기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수도권: 공급 수준별 전세 상승률

분기별 공급(입주) 물량을 3등분해 비교. 공급이 많은 시기일수록 전세 상승이 확연히 둔해진다.
쉽게 말하면공급이 적은 시기엔 수도권 전세가 분기당 1.4%씩 올랐지만, 입주가 몰린 시기엔 0.6%로 꺾였습니다. 공급이 전세를 직접 누른다는 뜻입니다. 이 효과는 서울만 떼어 보면 안 보이고(입주가 경기·인천으로 분산), 수도권 전체로 묶어야 드러납니다.
고리 ①과 고리 ⑥은 동전의 양면이다. "공급 부족 → 전세 상승"(①)과 "입주 → 전세 하락"(⑥)은 결국 공급과 전세가 반대로 움직인다는 하나의 원리다. 사이클의 시작과 끝에서 같은 메커니즘이 작동하며 순환을 닫는다.
고리 ②전세가 상승 → 매매가 상승

전세가 매매를 밀어올린다

신뢰 매우 높음 · 전 지역 예외 없음
신뢰 매우 높음 분석한 15개 시도 전부에서 확인. 재현율 100% — 한 곳도 예외 없이 전세와 매매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가장 보편적인 고리입니다. 근거: 시도 15개 모두 유의 · 평균 r 0.71

전세가는 매매가의 바닥을 받친다. 전세가 오르면, 매매가도 따라 오른다.

전세 변화와 매매 변화의 동조성은 분석한 15개 시도 전부에서 양(+)으로 확인됐다. 전세가 매매를 떠받치는 힘은 어디서나 작동한다. 다만 그 강도는 지역마다 다르다 — 지방 대도시(대구·부산 0.8)는 거의 한 몸으로 움직이고, 서울은 0.58로 가장 느슨하다.

전세–매매 동조성 (높을수록 함께 움직임)

빨강=수도권. 서울이 맨 아래 — 전세와 매매가 가장 따로 노는 시장이다.
쉽게 말하면대부분 지역은 전세가 오르면 매매도 바로 따라 오릅니다. 그런데 서울은 이 결속이 가장 느슨해서, 전세와 무관하게 매매가 따로 움직일 여지가 큽니다. 이게 다음 이야기(고리 ③)로 이어집니다.
2018년 수도권, 전세를 두고 매매만 달렸다. 2018년 수도권은 전세가 밀리거나 횡보하는데도 매매만 분기마다 1~2%포인트 더 올랐다. 서울은 그해 3분기 매매가 +7%까지 튀었지만 전세는 +2%에 그쳤다. 펀더멘털(전세)을 앞질러 기대가 가격을 끌어올린 국면으로, 2021년 대폭등의 예고편이었다.
고리 ③매매가 상승 → 인허가 증가

오른 집값이 공급을 부른다 — 땅이 있는 곳에서는

지역별로 갈림 · 시차 약 1년
지역에 따라 다름 고리 자체는 뚜렷하지만, 지역에 따라 살아있기도 끊기기도 합니다. 택지에 여유가 있는 충북·부산·광주 등에선 매매 상승이 1년 뒤 인허가로 이어집니다(r 0.3~0.5). 반대로 택지가 포화된 수도권(서울·경기)에선 이 고리가 끊깁니다. 전국 평균만 보면 이 둘이 상쇄돼 약해 보일 뿐입니다. 근거: 시도별 연 19개 · 강한 지역 평균 r 0.38 · 수도권 음(-)

집값이 오르면 건설사가 움직인다. 단, 즉시가 아니라 약 1년의 시차를 두고서, 그리고 지을 땅이 있는 곳에서만이다.

건설사는 매매가가 오른다고 바로 삽을 뜨지 않는다. 반년에서 1년쯤 시장을 지켜보다 사업성이 확실해지면 부지를 사고 인허가를 신청한다. 그런데 이 반응은 땅이 있어야 가능하다. 택지가 넉넉한 지방은 가격 신호에 공급이 또렷하게 반응하지만, 택지가 바닥난 수도권은 집값이 아무리 올라도 인허가가 따라오지 못한다.

매매 상승 → 인허가, 지역별 연결 강도 (1년 시차)

막대가 오른쪽으로 길수록 고리가 강함. 충북·부산 등은 뚜렷이 살아있고(초록), 수도권(서울·경기)은 음(-)으로 끊겨 있다(빨강).
쉽게 말하면"집값 오르면 공급 는다"는 땅이 있는 지역에서만 성립합니다. 충북·부산처럼 택지 여유가 있으면 1년 뒤 공급이 따라오지만, 서울·경기는 땅이 없어 이 고리가 끊깁니다. 전국을 뭉뚱그리면 이 둘이 섞여 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강한 지역과 끊긴 지역으로 갈리는 겁니다.
왜 수도권에서 끊기나. 택지가 포화돼 신규 공급 부지가 없기 때문이다. 매매가 상승이라는 신호는 똑같이 와도, 받아줄 땅이 없으니 인허가로 이어지지 못한다. 이 끊긴 고리가 수도권의 만성 공급 부족과 긴 사이클(참고 ③)의 근본 원인이다.
고리 ④⑤인허가 → 착공 → 준공

공급은 수 년에 걸쳐 현실이 된다 — 그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신뢰 매우 높음 · 착공→준공 r 0.82
신뢰 매우 높음 착공이 준공으로 이어지는 관계는 가장 단단합니다(r 0.82). 물리적 건설 일정이라 시장 심리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다만 그 리드타임이 고정이 아니라 길어지고 있습니다 — 과거(2011~17) 약 27개월에서 최근(2018~25) 약 37개월로. 근거: 전국 월별 이동평균 시차상관 · 최강 시차 과거 27개월 → 최근 37개월

인허가가 나면 곧 착공으로, 착공은 수 년 뒤 준공(입주)으로 이어진다. 이 구간은 사이클에서 가장 단단하지만, 완공까지 걸리는 시간이 예전보다 길어졌다.

인허가와 착공은 거의 동시에 움직인다(r 0.74). 착공에서 준공까지는 과거 약 27개월(2년 남짓)이었지만, 최근에는 약 37개월(3년~3년 반)로 늘었다. 공사비 급등·인력난·안전기준 강화 등이 겹친 결과로 보인다. 같은 양을 착공해도 입주가 더 늦게 도착한다는 뜻이다.

업계 조사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아파트 평균 공사기간(분양→입주)이 2020–23년 25개월에서 2024년 입주단지 29개월로 늘었고, 재개발은 33개월에 달했다. 측정 기준(분양 기준 vs 착공 기준)이 달라 절대 개월 수는 차이가 있지만, "최근 공사기간이 길어졌다"는 방향은 국토부 원자료 분석과 업계 조사가 일치한다.

전국 아파트 공급 흐름: 인허가 → 착공 → 준공

세 선이 시차를 두고 같은 봉우리를 그린다. 인허가 정점이 수 년 뒤 준공 정점으로 이어진다.
쉽게 말하면오늘 착공해도 실제 입주는 예전엔 2년 남짓, 요즘은 3년~3년 반 뒤입니다. 완공이 느려졌다는 건, 지금의 공급 부족이 생각보다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시기별 변화는 통계보기 → 착공·준공 리드타임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리 ⑥준공 → 전세가 하락 → 다시 처음으로

입주가 시작되면, 전세가 먼저 꺾인다

신뢰 높음 · 지역 단위에서만 보임
신뢰 높음 (지역 한정) 15개 시도 중 11곳에서 확인. 입주가 전세를 누르는 효과는 분명하지만, 전국을 뭉뚱그리면 사라지고 지역으로 내려가야 보입니다. 지역마다 입주 시점이 달라 전국 평균에선 상쇄되기 때문입니다. 서울은 예외로, 효과가 잡히지 않습니다. 근거: 시도 11/15 음(-) 유의 · 평균 r −0.30 · 즉시~1분기 시차

마침내 입주가 시작되면, 늘어난 물량이 전세가를 누른다. 사이클이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온다.

준공(입주) 물량이 늘면 약 1분기 뒤 전세가가 내린다(음의 상관). 핵심은 이 효과가 전국 단위에선 보이지 않고, 지역으로 내려가야 드러난다는 점이다. 입주장은 본래 그 동네의 현상이라, 전국을 뭉뚱그리면 지역마다 다른 입주 시점이 서로 상쇄돼 사라진다.

입주 → 전세 하락, 지역별 강도

막대가 길수록 입주가 전세를 강하게 누른다. 대부분 지역에서 뚜렷하지만 서울은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회색=통계적으로 약함) — 입주가 경기·인천으로 분산되고 수요가 두껍기 때문. 유의한 지역만 보면 지방은 즉시, 수도권은 한 분기 늦게 반응한다. 색: 빨강=수도권, 초록=지방, 회색=효과 약함.
쉽게 말하면새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 그 지역 전세가 약해집니다. 지방은 대체로 즉시, 수도권(경기·인천)은 한 분기쯤 뒤에 반응합니다. 단 서울만은 예외 — 들어오는 물량을 수요가 다 흡수해버려, 입주가 전세를 누르는 효과가 통계적으로 잡히지 않습니다.
회색 지역들은 왜 약할까 — 같은 원리, 작은 스케일. 전남·경남·충북이 약한 건 한 '도' 안에 독립된 생활권이 여러 개 흩어져 있어서다(전남=여수·순천·목포, 경남=창원·김해·진주, 충북=청주·충주). 도시마다 입주 시점이 달라 도 전체로 합치면 서로 상쇄된다. 실제로 단일 도시인 광역시는 평균 −0.36으로 강하고, 여러 도시가 섞인 도는 −0.29로 약하다. 이것은 고리⑥이 전국 단위에서 사라지는 것과 똑같은 원리가, 한 단계 작은 스케일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서울은 한 겹 더 있다 — 전세는 주춤해도 매매는 버틴다. 서울의 입주 효과가 약한 건 물량이 경기·인천으로 분산되기 때문만이 아니다(수도권으로 묶으면 −0.08 → −0.38로 살아난다). 한 겹 더 있는데, 서울은 전세와 매매가 같은 시점에선 강하게 묶이지만(r 0.58) 시차를 두면 끊긴다. 즉 입주로 전세가 잠시 주춤해도, 매매는 두꺼운 투자·기대 수요(참고②, 낮은 전세가율)에 받쳐져 더 오래 오른다. 서울에서 사이클의 마지막 고리가 가장 느슨한 이유다.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늘어난 공급이 전세를 누르고, 전세가 매매를 끌어내린다. 시간이 지나 공급이 멈추면 부족이 다시 쌓이고, 전세가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한 바퀴에 대략 5~6년. 이것이 수요·금리가 아니라 공급의 시차가 만드는 부동산의 맥박이다.

종합사이클은 지역마다 다르게 돈다

어디서 사이클이 잘 돌고, 어디서 끊기나

같은 사이클이라도 지역마다 강도가 다르다. 6개 고리 중 몇 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수로 매겨봤다.

수도권·경기·인천·강원·경남은 사이클이 뚜렷하게 돈다(고리 대부분 작동). 반면 세종·충북은 거의 돌지 않는다 — 세종은 행정도시 공급폭탄이 사이클을 교란한 탓이다. 특히 서울은 '매매→공급' 고리가 끊겨, 사이클이 완결되지 못하고 상승 압력만 쌓이는 구조다.

지역별 사이클 작동 점수 (6점 만점)

높을수록 순환 고리가 잘 닫힘. 공급이 가격을 주기적으로 눌러주는 시장.
쉽게 말하면지방은 공급이 가격을 주기적으로 식혀주지만, 서울은 그 브레이크가 약합니다. 공급이 못 따라오니, 한번 오른 가격이 잘 안 내려오는 겁니다.
참고

아래 네 가지는 순환 사슬의 고리는 아니지만, 사이클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곁가지입니다. ① 사슬을 흔드는 외부 힘(금리), ② 사슬이 만든 지역 구조(전세가율), ③ 그래서 어떻게 볼 것인가(투자 호흡), ④ 사슬 위에 겹치는 더 긴 파동(멸실).

참고 ①사슬을 흔드는 외부 힘

금리 — 사이클을 덮어쓰는 외부 변수

금리는 사슬의 고리가 아니다. 사슬 바깥에서 순환 전체를 흔드는 힘이다.

저금리는 조달 비용을 전세가율·임대수익률 아래로 끌어내려, 대기하던 잠재 수요를 매수로 전환시킨다. 없던 수요를 만드는 게 아니라 있던 수요에 불을 붙이는 것이다. 그렇게 오른 가격이 추가 상승 기대를 낳는 재귀적 상승으로 번진다.

신뢰 매우 높음 수도권 금리변화와 매매변화의 상관 −0.65. 금리가 내리면 매매가 오른다. 우연일 확률 0.1% 미만. 근거: 수도권 분기 36개 · r −0.65 · p<0.001

수도권 매매·전세 vs CD금리

금리(노랑, 우축 역방향)가 바닥을 친 2021년, 매매(빨강)가 전세(보라)를 크게 이탈해 솟구쳤다. 금리가 치솟은 2022년엔 매매가 먼저 꺾인다.
매매 전세 CD금리(역방향)
쉽게 말하면2021년 수도권 매매는 1년 만에 +29% 뛰었는데 전세는 +8%에 그쳤습니다. 이 격차를 만든 게 0.7%까지 내려간 금리입니다. 금리는 전국에 동시에 작용하므로, 지역마다 다르던 사이클을 일순간 똑같이 만듭니다 — 2022년 전국이 함께 꺾인 이유입니다.

생활권별 매매·전세 추이

버튼으로 생활권 전환. 수도권만 2021년 매매가 전세를 크게 따돌린다.
매매 전세
참고 ②사슬이 만든 지역 구조

수도권은 투자 시장, 지방은 실거주 시장

전세가율(전세÷매매)은 그 시장에 투자 수요가 얼마나 끼어 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전세가율이 낮으면(수도권) 매매가가 전세보다 훨씬 높다는 뜻 — 사람들이 거주 가치보다 미래 상승 기대에 더 많이 지불하는, 투자성이 강한 시장이다. 전세가율이 높으면(지방) 가격이 거주 가치에 수렴한, 실거주성이 강한 시장이다. 광역시는 그 중간이다.

시도별 전세가율 — 투자성 ↔ 실거주성 스펙트럼

왼쪽(낮은 전세가율)일수록 투자성, 오른쪽일수록 실거주성. 수도권·광역시·지방이 띠를 이룬다.
쉽게 말하면서울(55%)은 집값의 절반 가까이가 '미래 기대'로 채워진 투자 시장입니다. 전북·충북(80%)은 거의 거주 가치 그대로인 실거주 시장이고요. 부산·대구·대전(70%대)은 그 사이입니다. 전세가율이 낮을수록 기대·금리에 민감하게 출렁입니다.
참고 ③그래서 어떻게 볼 것인가

지방은 빠른 순환에 올라타고, 수도권은 긴 사이클을 안고 간다

사이클의 길이가 지역마다 다른 건, 결국 공급이 얼마나 빨리 나오느냐의 차이다. 그리고 그 차이가 투자의 호흡을 가른다.

지방은 택지가 많아 공급이 금방 나오고, 시장이 작아 적은 물량도 전세·매매에 곧장 반영된다. 그래서 사이클이 짧고 또렷하다. 수도권은 택지가 없어 공급이 굼뜨고, 투자 수요가 두꺼워 기대·금리가 펀더멘털을 자주 압도한다. 그래서 사이클이 길다.

지방 · 빠른 순환
순환에 올라타기
  • 인허가 기준 향후 입주물량 3년치를 확인해 공급 공백기에 진입
  • 공급이 가격에 즉각 반영 → 사이클이 짧고 회전이 빠름
  • 보유 2년차(양도세 중과 해제)에 매도 고려
수도권 · 긴 사이클
사이클을 안고 가기
  • 공급이 굼뜨고 투자 수요가 두꺼워 사이클이 길다
  • 긴 시계열로 접근 — 단기 입주 타이밍보다 보유가 유효
  • 대규모 멸실(재건축) 국면 진입 → 공급 공백이 장기 상승 압력
멸실은 아직 전망이다. 노후 아파트의 대규모 재건축·멸실이 수도권 공급을 더 조일 것이라는 부분은, 이 분석에서 데이터로 검증한 사실이 아니라 향후 주목할 구조 변화다. 멸실·노후도 통계로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
※ 이 글은 데이터 분석과 시장 해석을 공유하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지역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는다. 세제·정책은 수시로 바뀌고 투자 결과는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실제 의사결정은 본인 책임 아래 최신 정보로 판단해야 한다.
참고 ④사슬 위에 겹치는 더 긴 파동

2028년, 멸실의 시간이 온다

지금까지의 사슬이 약 5~6년을 도는 중기 순환이라면, 그 위에 훨씬 느린 40년짜리 파동이 하나 더 겹친다. 주택의 수명, 곧 멸실이다.

아파트는 보통 준공 40년 안팎에 재건축 연한에 들어가고, 50년을 넘기긴 어렵다. 그렇다면 언제 많이 지었는지를 보면, 언제 많이 헐어야 하는지가 보인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아파트 공급이 폭증했고 1995년 연 43만 호로 정점을 찍었다 — 이 물량이 40년 뒤인 2028년부터 차례로 멸실 연한에 도달한다.

아파트 준공 연도 → 40년 후 멸실 연한 도달

막대는 그해 준공된 아파트 물량. 88올림픽 이후 급증한 물량이 40년 시차를 두고 2028년부터 멸실 대상이 된다.

문제는 헐어야 할 양과 헐 수 있는 양의 격차다. 2028~2045년에 40년 연한에 도달하는 아파트는 누적 약 566만 호, 연평균 33만 호다. 그런데 최근 실제 아파트 멸실은 연 2만 호 수준 — 도달 속도의 16분의 1에 불과하다. 격차만큼 노후 재고가 쌓인다. 실제로 30년 이상 아파트는 2015년 50만 호에서 2024년 252만 호로 5배 늘었다.

멸실 속도별 — 1988~95년 공급분(239만 호) 처리에 걸리는 시간

1988년 준공분의 50년 상한은 2038년. 연 10만 호로도 2051년에야 끝나 상한을 넘긴다.
쉽게 말하면50년 넘은 아파트에 다 같이 살 수는 없으니 결국 헐어야 합니다. 그런데 50년 안에 처리하려면 연 20만 호 이상 헐어야 하는데, 지금은 연 2만 호뿐입니다. 빨리 헐면 이주 수요로 전세가 폭등하고, 천천히 헐면 노후 아파트가 쌓입니다. 어느 쪽이든 공급 부족으로 이어집니다.
왜 이것이 사슬과 겹치면 위험한가. 멸실은 신규 공급을 깎아낸다 — 서울은 2016~24년 준공 35만 호 중 멸실이 26.6만 호(76%)를 상쇄해, 순증은 24%뿐이었다. 일부 연도(2015~17)는 멸실이 준공을 넘어 재고가 순감소했다. 여기에 중기 순환의 공급 부족(고리 ③ 수도권 끊김)까지 겹치면, 2028년 전후로 두 개의 공급 부족이 동시에 온다.
이 부분의 한계. 멸실 연한을 40~50년으로 본 것은 통상적 기준이며, 실제 멸실 시점·속도는 재건축 사업성·정책·이주 여건에 좌우된다. "2028년부터 도달"은 준공 시점에 40년을 더한 산술적 추정이고, 노후주택 통계가 '30년 이상'까지만 구분돼 40년·50년 도달 물량은 준공 시계열로 추정했다. 큰 그림(도달 속도가 멸실 속도를 크게 앞선다)은 실측으로 확정적이나, 구체적 연도별 멸실량은 변동 가능하다.
데이터: 국토교통부 아파트주거환경통계(연도별 건설현황 1970~2024)·주택멸실현황 · 주택총조사(노후기간별 주택). 모두 통계보기 탭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한눈에 보는 요약

  1. 공급이 부족하면 전세가 먼저 오른다. 공급과 전세는 반대로 움직인다(수도권 공급 많은 분기 전세 상승 0.6% vs 적은 분기 1.4%). 사이클의 방아쇠는 전세다.
  2. 전세가 매매를 밀어올린다. 15개 시도 전부에서 확인. 단 서울은 연결이 가장 느슨해 매매가 따로 달리기 쉽다.
  3. 오른 집값은 1년 뒤 공급을 부른다. 단 땅이 있는 지역에서만 — 충북·부산은 살아있고, 서울·경기는 택지가 없어 끊긴다.
  4. 공급은 수 년에 걸쳐 도착한다. 착공→준공은 가장 단단한 구간이지만, 그 기간이 과거 2년 남짓에서 최근 3년 반으로 길어졌다.
  5. 입주가 전세를 누르며 한 바퀴가 끝난다. 지역으로 봐야 보이는 효과. 한 순환에 5~6년.
  6. 금리는 사이클을 덮어쓰는 외부 힘이다. 2021년 저금리가 잠재 수요를 매수로 전환시켜 수도권 매매를 전세의 3배 속도로 끌어올렸다. 금리 급변기엔 공급 사이클이 일시 정지된다.
  7. 2028년부터 멸실의 시간이 겹친다. 88올림픽 이후 지은 아파트가 40년 연한에 도달한다. 50년 안에 헐려면 연 20만 호 이상 필요한데 현실은 연 2만 호 — 빨리 헐면 전세난, 천천히 헐면 노후화, 어느 쪽이든 공급 부족이 길어진다.